「심청전」에는 아내를 잃고 어린 딸을 기르기 위해 고생하는 심 봉사의 부정과, 그러한 눈먼 아버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심청의 효성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효녀 심청의 기본 줄거리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원문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이 시리즈의 장점이다. 아내와 사별한 심 봉사의 애절한 몸부림,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팔아 집을 떠나기 전날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심청의 막막한 심경, 심청 부녀의 처지를 동정하는 남경 상인이나 동네 주민들의 훈훈한 인정, 뿐만 아니라 후반에 접어들면 갑자기 작품의 분위기가 바뀐 듯 심 봉사와 뺑덕 어멈이 엮어 내는 해학적인 장면이 분위기를 반전시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한편 「운영전」은 신분적 제약과 죽음까지도 뛰어넘은 궁녀 운영과 김 진사의 사랑을 소재로 한 애정소설이다. 구성이 단조로운 전형적 고소설과는 달리, 이야기의 전달자인 화자 유영, 김 진사, 궁녀 운영, 유영으로 시점이 계속 이동하는 데다가 대화 속에 대화가 끼어들고 여러 편의 한시가 삽입되는 등 기법적으로도 독특하다. 또한 억압적인 유교 이념이 지배하던 봉건 사회에서 자연스러운 감정과 사랑의 욕구를 긍정하는 주제의식이 두드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