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이론 입문』의 저자 테리 이글턴의 최초의 소설. 이 작품은 성 페테르부르크, 비엔나, 더블린 등 문화적 역사적 격동기의 유럽 도시들의 이면을 생생하게 해부하는 동시에 정치·철학·언어학·종교학적 측면에서 우리가 알아왔던 기존의 상식을 완전히 뒤집어엎는다.
이 책은 철학자, 건축가, 언어학자, 음악가, 수학자, 혁명가, 강연자 등 여러 방면에서 상당 수준에 도달한 실제의 학자들을 등장인물로 내세워 실존 역사인물과 대화를 시키는 서술 구조를 가지고 있다. 혁명, 무장투쟁, 철학, 역사의식, 노동운동, 민족주의 등 이들의 대화와 토론주제로 등장하는 하나하나의 테마는 별도의 책으로 저술할 만한 무게의 내용을 담고 있고, 터널식 좁은 시야와 편협한 이론을 떨쳐버리고 포괄적 대상으로서의 시대정신과 철학을 관조하려는 시각을 맛볼 수 있다.
주인공들의 입으로 표현되는 새로운 해석들은 색다른 읽는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이들은 무게 있는 내용을 말하지만 자신의 약점을 그대로 보여주며, 시대를 읽어내지만 시대에 묻어 있다. 이들의 말, 행동과 급박한 상황 전개는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