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소 생소한 용어인 골상학이란 두개골의 생김과 크기에서 사람의 성격이나 지적 능력 및 운명 등을 추정하는 학문으로 19세기 유럽과 미국을 풍미했다고 한다. 한국소설에서 하층민과 여성은 특징적인 용모나 폭력의 상처와 병에 덧난 육체만이 삶의 이력을 말해주는 유일한 텍스트이며, 이러한 존재들을 저자는 골상학적 타자들이라 명명한다. 이상, 이청준에서 백민석, 신경숙, 그리고 최근 김영하와 강영숙의 근작에 이르기까지 한국소설을 보는 저자의 시선은 집요하게 일관되어 있다.
저자는 자아/타자, 주체/객체, 남성/여성, 서양/동양의 이분법을 보는 자/보이는 자, 쓰는 자/쓰이는 자, 표상하는 자/표상되는 자의 문제로 전환한다. 그러했을 때만이 여전히 세계를 바라보는 유력한 이분법적 인식론에 내재한 비대칭성을 인식하고, 성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