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부터 20세기초 격동에 휩싸인 서구사회의 지적 전통의 거대한 뿌리를 다루고 있는 '서구 지성사 3부작'의 두번째 편으로 절망과 싸운 프랑스 지성의 역사를 다루고 있다.
1930년에서 1960년에 걸친 시기를 프랑스 사상사에서 '절망의 시대'로 설정한 저자는 막다른 길로 치닫는 정신사적 궤적들을 추적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먼저 페브르와 블로크의 역사 인식을 답사하고, 마리탱과 마르셀 등 당대 최고의 카톨릭 사상가들을 방문하다. 여기서 그의 탐색은 경계를 넓혀 언어적 모험만이 아니라 행동의 모험까지 감행한 마르탱 뒤 가르와 베르나노스, 생택쥐페리와 앙드레 말로 등 20세기 전반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소설가들의 세계를 편력하고,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 직면한 이념적 갈등 국면을 사르트르와 메를로- 퐁티의 철학과 정치평론을 통해 분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자는 '막다른 상황'을 타개할 희망을 찾아낸다. 그는 그 불빛을 실존주의 작가 카뮈와 신부이면서 고고학자인 테야르 드 샤르댕 그리고 인류학자인 레비-스트로스에서 발견한다. 이들은 식민지 알제리에서 성장하며 지중해적 행복의 시학을 펼쳤다. 동양에서 일군 학문적 성과 속에서 영겁에 이르는 우주적 운명을 상상하며, 남아메리카 원시인들의 삶을 통해 인간 보편의 사유 구조를 발견하는 등 이방적 사유와 정서로써 프랑스의 문화적 폐쇄성을 깨트리고 외부 세계를 향한 전망을 열어주며 현대적 보편성으로의 지향을 만들어준 지성들이다. 이들에게서 제1차 세계대전의 전야에 소설가 알랭-푸르니에가 방황하며 찾던 "작고 둥근 한 뼘의 빛"을 찾아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