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에 불평불만으로 가득 찬 주인공 훌리안 벨트란. 그가 보기에 세상은 부조리한 쓰레기 하치장 같다. 그는 스스로를 돼지라 부르고 자신의 집을 돼지우리라 부를만큼 지저분하고 게으르다. 그의 연인인 안드레아는 훌리안의 지저분한 몰골에 진저리를 치며 가정부를 고용하지 않으면 다신 이 집을 찾아오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안드레아의 불평불만에 어쩔 수 없이 가정부를 구하러 나선 훌리안은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을 가진 중년의 인디오 여자를 고용한다.
어릴 적 가난 때문에 부잣집에 팔려 수십 년 동안 가족을 만나 본 적이 없이 평탄치 않은 삶을 살아온 메르세데스. 가난하고 문맹인데다가 나이까지 많은 인디오 여성인 그녀는 삶의 악조건을 죄다 갖춘 밑바닥 인생이다. 하지만 훌리안은 선량하고 순박한 그녀에게 연민을 느끼면서도 뭔지 모를 편안함을 발견한다. 그녀와 대화를 나누면서 훌리안은 얼굴조차 보지 못한 메르세데스의 어머니를 찾아주기로 작정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작 누가 누구를 돕는 건지 불분명해지는데...
하이메 바일리의 자전적 소설로 간결하고 유쾌한 문체 속에 인물들이 살아 움직이고, 삶을 바라보는 진솔함과 유머가 절묘하게 결합되어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