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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렌 니어링, 또 다른 삶의 시작
글쓴이
헬렌 니어링 저
출판사
두레
출판일
2002년 2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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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미지

헬렌 니어링

먹고 사는데는 적어도 절반이상 자급자족 한다는 것과 돈을 모으지 않는다는 것과 동물을 키우지 않으며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 '조화로운 삶'을 평생 실천한 그녀는 남편 스콧 니어링과 함께 전세계적으로 귀농과 채식 붐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1904년, 뉴저지 릿지우드의 중산층 지식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예술과 자연을 사랑하고 채식을 실천하는 부모 슬하에서, 그녀 역시 자연의 혜택을 흠뻑 받으며 자연스럽게 채식인으로 성장했다.

바이올린을 전공한 그녀는 젊었을 적부터 유럽 여러 나라를 자유롭게 여행하였고, 한때는 철학자 크리슈나무르티와 교류하기도 하였다. 1928년, 헬렌은 장차 남편이 될 스코트 니어링(Scott Nearing)을 만난다. 스코트 니어링은 왕성한 저술과 강연으로 존경받는 교수 출신이었으나, 자본주의에 정면으로 대항하고 반전 운동을 벌인 명목으로 당시 주류 사회에서 배척당하고 있었다. 미친 사회라고 규정한 자본주의, 제국주의 사회의 대안으로 '생태적 자치사회'를 몸소 실천하고자 1932년 도시를 떠나 버몬트의 한 낡은 농가로 이주한다. 바로 그 곳에서 자연과 하나되는 '조화로운 삶'을 시작한다.

노동 4시간, 지적 활동 4시간, 친교 활동 4시간으로 꾸릴 수 있는 '조화로운 삶'(good life)이 바로 그것이다. 문명화된 현대 사회에서 벗어나 자급자족하며 자연에 해를 끼치지 않고 사는 것, 그리고 많이 가지기보다는 검소하고 단순하게 사는 삶을 실천에 옮긴다. 하루를 온전히 일에만 바치지 않았다.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시간만 노동에 사용하고, 나머지 시간은 독서와 명상, 여행처럼 자기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사용했다. 현대 문명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가능한 손을 이용해 일을 했다. '오늘이 아니면 내일하지' 식의 방종적 낭만과 게으름을 철저히 경계했다. 그들은 스스로 12가지의 삶의 원칙을 세워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 먹고 살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고 이후 시간은 그들의 정신을 풍성히 하는데 힘쓰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식사 또한 특별한 조리법이 없었다. 통밀 빵과 생과일, 소금을 안 친 팝콘처럼 가능한 조리하지 않은 음식을 먹었고, 육식을 하지 않았다. 특히 이러한 방식은 건강식으로 널리 알려졌으며, 반세기 동안 의사 없이도 건강하게 생활한 그녀의 몸 자체가 건강법의 증거가 되었다. 삶의 매 순간을 명료한 의식과 치열한 각성 속에서 살아갔던 그 두 사람은 이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스코트 니어링은 100세 되던 해에, 음식을 서서히 끊음으로써 자신을 붙들고 있던 목숨과 작별을 고했다.

"나 또한 삶에 큰 고마움을 느끼며 또 죽음이 삶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는 데 큰 고마움을 느낀다. 우리는 누워서 병을 앓으며 무력한 삶을 계속 살아갈 필요가 없다. 요양원에서 이루어지는 긴 사멸의 공포를 느낄 필요도 없다. 우리가 집에 있고 우리 희망을 알릴 수 있으면, 우리는 먹는 것을 멈출 수 있다. 그것은 간단한 일이다. 병구완을 않고 먹는 것을 멈추면, 죽음은 우리 앞에서 두 손을 활짝 벌리는 것이다. 스코트의 죽음은 내게 훌륭한 길, 훌륭한 죽음을 보여 주었다. 고통과 억압이 없는 죽음, 여전히 생명의 흐름이 이어지는 것을. 그렇기 때문에 슬픔이 없다."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보리, 1997, p.233)

헬렌 니어링 또한 남편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였으나, 불행히도 그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1995년 9월 17일, 차 사고로 인해 그녀는 갑작스럽게 92세의 일기를 마쳤다. 그녀의 대표적인 저서인 조화로운 삶은 탐식에 길들여진 우리를 일깨우는 참 먹을거리에 관한 깊은 성찰을 일깨워준다.

책 소개

분야인문
식상할 법도 하건만 어디선가 맛본 듯한 익숙한 느낌과 헬렌 니어링의 영적인 부분을 깊숙히 파고들어간 내밀한 얘기는 삭막한 우리의 삶을 다시 한번 촉촉하게 물들인다. 스코트 니어링과의 동역자로서의 삶, 자연주의 요리법을 맛깔나게 선보인 여성으로서의 삶 이면에 있었던 '헬렌'만의 영적인 모습을 담은 이 책은 13년 동안 헬렌 니어링의 가장 가까운 친구로 지냈던 엘렌 라콘테가 그녀와 나눈 많은 대화와 주변에서 일어났던 일화, 그녀의 일기 등을 동원하여 이제까지 쉽게 알려지지 않았던 헬렌의 정신세계와 영적인 삶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만년의 헬렌은 '땅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의 스승이었고 죽음에 관한 '구루'였을 뿐 아니라 그녀의 단순하고 소박한 삶의 원칙에 입각한 '좋은 삶(Good Life)'이 소비주의, 탐욕, 폭력, 냉소주의, 불신이 팽배한 '상업화된 좋은 삶'과 얼마나 엄청난 차이를 갖고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실천가였다. 자기만의 독자적인 존재방식을 완성해가면서도 변화와 자기 향상을 위해서 언제나 열려있었던 헬렌을 바라보는 저자의 시각은 따스하고 친근하다. 최선을 다해 살았고 최선을 다해 죽었던 그녀의 삶으로 인해 피폐해져가는 생의 삭막함에 촉촉한 물 한방울 떨어지기를 담담히 바라게 되는 헬렌과의 조우.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하려는 사람에게도 권할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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