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뤼팽이 쏟아지지만 이 책을 꼭 집어 추천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번역이 충실하다는 점일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적의 화장법 등으로 인정받은 성귀수씨가 입맛당기게 뤼팽을 재현했다. 1,2권을 포함하여 앞으로 나올 18권의 까치출판사 뤼팽전집은 한 번역자의 일관된 시각으로 작품발표순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모리스 르블랑이 "아르센 뤼팽"을 구상하게 된 배경에는 바다 건너 셜록 홈스의 성공이 가장 큰 역할을 한 셈이다. 이 작품은 이미 세계적인 명탐정의 반열에 오른 셜록 홈스에게 던지는 아르센 뤼팽의 본격적인 도전장인 셈이다. 프랑스인 특유의 자존심을 고취시켜 작가의 폭발적인 인기상승에도 큰 공헌을 한 작품이지만, 내용을 파고들면 승자도 패자도 없는 공평한 균형을 유지했음을 알 수 있다. 영국의 코난 도일은 자신의 창조물인 셜록 홈스를 제멋대로 요리하는 걸 못마땅히 여겨 즉각 이의를 제기했고, 이에 대해 살짝 이름 철자를 바꿔 '헐록 쇼메스'로 개작 출간했으나, 원래 작가의 기도를 살리는 의미에서 한국어본에서는 모두 셜록 홈스로 고쳤음을 밝혀둔다. 당대의 두 영웅이 벌이는 두뇌 싸움 및 개성대결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