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18 세기 중국 청조의 황금기를 이룩한 강희, 옹정, 건륭 등 세 황제의 이야기를 다룬 '제왕삼부곡' 시리즈 중 건륭황제편. 『건륭황제』는 봉건사회가 흥망성쇠의 길을 걷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줌으로써 멸망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는 봉건제도의 암흑상을 극명하게 조명해 준다. 작가는 2천년의 세월을 지속해온 중국 봉건사회가 본격적으로 피폐해가는 마지막 백년의 모습을 서산에 넘어가기 직전의 붉게 물든 석양의 현란함에 비유했다. 이 소설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고 몸부림을 쳤지만 결국엔 거대한 역사의 물결에 밀려 역사의 피안으로 사라지고야 만 중국 봉건사회의 마지막 백년의 눈물 겨운 비가이고 장엄한 대서사시이다.
건륭황제는 비교적 순탄하게 부황인 옹정의 바통을 물려받았다. 조부인 강희와 부친인 옹정이 73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이룩하고 닦아놓은 터전에서 건륭은 60년 동안 정치와 경제, 문화 전반에 걸친 대대적인 성장을 기록했으며 나라와 민중은 역사 이래 최고의 부강을 만끽했다. 그러나 황제는 겉으로 보이는 평화로움과는 반대로 조금씩 좀먹어가는 내부의 부패와 독버섯처럼 만연되는 온갖 부정의 고리들을 제때에 발견하지 못했고 쌓이고 쌓인 고름은 곧 천지개벽을 이루는 화산이 되어 폭발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