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깊이없는 다이제스트식 대중서들이 쏟아짐에 따라 여러가지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패스트푸드가 몸을 망치듯 다이제스트식의 독서는 지적 영양결핍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이럴 때일수록 다시 기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이후출판사에서 출간하는 "B2B21 시리즈"는 바로 이런 의지를 담고 있는 기획물이다. 시리즈명 자체가"기본으로 돌아가자(Back TO the Basic)"는 뜻으로 비판적 인문 사회과학의 부흥을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 이 시리즈는 영국의 오픈 유니버시티 출판부와 폴리티 출판사 등에서 나온 기본개념 시리즈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지식인과 학생들이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교양과 학문의 기본을 갖추는 데 필요한 책들을 선별 출간한다는 취지 아래 나오고 있다.
제1권 『자유』는 소비적 자유를 넘어서는 진정한 자유가 가능한가를 묻고 있는 책이다. 자유는 대개 철학적 개념, 법적 원리, 또는 정치 이데올로기의 교의로 다루어졌다. 그러나 자유는 관념이나 이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회적 관계다. 따라서 자유는 상대적이고 관계적 본성을 지닌다. 또한 우리는 개인을 자유로운 행위자로 '개체화'하는 사회 속에 살고 있다. 개인들은 자신의 동기에 따라 자발적으로 행위하고 그 행위에 책임을 지는 존재로 받아들여진다.
바우만은 이런 경향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행위자'가 사회적으로 생산되는 방식을 탐구하고, 이 행위자가 생산과정과 체계에 의해 통합되는 과정, 사회통제 사이의 긴밀한 연관을 문제삼는다. 바우만에 따르면 오늘날 사회 구성원을 사회적으로 통제하는 방식이 억압에서 '유혹'으로 바뀐다. 상징적 소비에 기반한 소비자 자유는 체계의 재생산과 사회통합, 개인의 행위 사이를 잇는 중심 연결선이 된다. 이 소비자 자유는 효율적인 시장의 현존에 의존하며, 또 거꾸로 그 현존의 조건들을 확고히 해 준다는 것이다. 한편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이 공급되는 상징적 소비의 시장에는 여기에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통제와 억압도 엄존한다. 바로 이 관료적 통제의 담장, '보이지 않으면서 보는' 데에서 바우만은 자유의 특성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