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이라고는 거의 받지 못한 젊은이 제퍼슨은 우연히 흑인 강도 두 명과 백인 가게 주인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목격자가 된다. 살인죄로 기소된 제퍼슨은 무죄를 주장했지만 백인 재판관들과 배심원들은 "깜둥이"의 말을 믿어주지 않았고 재판 과정에서 제퍼슨의 국선 변호인이 그를 ??돼지??라고 부르며 인간 이하의 열등한 존재기 때문에 사형에 처할 가치조차 없다고까지 변론했으나 끝내 사형을 선고했다.
제퍼슨을 어렸을 때부터 키운 대모인 미스 엠마는 흑인 거주 구역의 학교 선생님 그랜트에게 제퍼슨을 돼지가 아니라 사람으로 죽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그랜트는 흑인 거주 구역에서 유일하게 대농장을 떠나 대학까지 진학할 수 있었던 인물이지만 어떤 것도 압박당하는 흑인들의 현실을 바꾸어놓지 못할 것이라고 좌절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루 이모할머니와 미스 엠마의 기대와 그들에 대한 의무감 때문에 그랜트는 제퍼슨을 방문하기로 한다. 제퍼슨을 만나면서 그는 이런 비겁함을 버리고 꽁꽁 싸매고 있던 자신만의 껍데기를 부수게 된다.
한 인간에게 다른 인간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죽음을 선고하는 무자비함이 현재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우월주의를 되돌아보게 하는 이 책은 죽음을 앞에 두고 무기력과 자포자기에 빠져 있던 두 사람이 마침내 인간으로 우뚝 서는 과정을 통해 우리 스스로 서야 할 자리가 어디인지 깨닫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