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특이한 재질을 가졌습니다. 거칠것만 같은, 그렇지만 부드러운 갈색 한지느낌의 종이위에 가볍게 스케치를 한 듯한 그림과 중간크기의 글자가 쓰여져있습니다. '제목이 '종이밥'이라 그런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괭이부리말 아이들」이후 2년여만에 펴낸 김중미씨의 이번 작품은 송이와 철이라는 어린 오누이를 등장시켰습니다. 판자촌에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송이는 오빠 철이가 학교에 가고 나면 문이 잠겨진 방에서 혼자 놀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발견해 낸 것이 바로 종이밥. 종이를 입에 넣고 씹으면 밥풀냄새가 나서 좋기도 하고 껌처럼 재미있기도 합니다. 초등학교 입학을 앞 둔 송이는 부푼 마음을 안고 좋아하지만 할머니는 송이를 절에 맡기기로 합니다. 할아버지의 병이 깊어져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고, 할머니는 그런 할아버지를 돌봐드리는 것만으로도 벅차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이 떨어져 살아야 하는 가족들, 그 와중에서도 서로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그들의 모습이 가슴을 저미며 다가옵니다. 끝까지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송이가 돌아오는 날, 그녀를 반기는 가족의 모습은 우리가 잊고 살았던 따뜻한 시선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