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나들이』는 단순히 궁궐의 이모저모를 소개한 그림책이 아닙니다. 창덕궁에는 남아 있는 건물과 함께 그곳에 깃든 역사와 사연이 있습니다. 후원의 정자 하나, 돌조각 하나에도 조상의 생각과 꿈이 담겨 있지요. 이 책의 그림과 글 속에는 그런 이야기가 담뿍 담겨 있습니다.
철저한 고증과 답사를 거쳐 그린 꼼꼼하고 섬세한 선들은 그림작가의 공력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눈길을 끄는 것은, 조선시대 화원들이 남긴 궁궐도와 반차도, 그리고 조선 후기 풍속화의 기법들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점입니다. 국왕의 행차, 섣달 연회 풍경은 를 비롯한 각종 의궤도를 원용했습니다. 또 세자의 공간인 승화루 일대를 소개할 때 나오는 서책 그림은, 18세기에 유행했던 책가도를 재해석한 것이지요. 이처럼 창덕궁의 역사적 장소만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그림 자체로 우리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섬세하게 배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