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곳이든 권력의 꼭대기에 오를 때는 실력에 보태 특별한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이미 정상에 올랐다면 그 특별한 기술 없이는 자리를 보존하기란 어렵다. 이러한 기술을 누구는 권모술수라 하고 누구는 정치라 한다. ‘권력을 움켜쥐는 기술’ 그리고 ‘권력을 지키는 기술’에 대한 탁월한 고전이라면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쉽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한 세기 후 같은 이탈리아 출신이며 루이 14세를 비호하여 프랑스 절대왕권을 확립한 당시의 실권자였던 마자랭 추기경, ‘정치의 명연기자’라 불렸던 그가 『군주론』에 비견되는 탁월한 정치 교과서를 저술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기는 자의 조건』에는, 권력을 얻고 또 이를 지키기 위해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일들이 그야말로 노골적으로 기술되어 있다. 첫 장 에서는 단도직입적으로 이기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을 말한 후, 에서는 좀 더 나아가 어떻게 하면 나를 버리고(감추고)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 베풀기, 부탁하기, 조언하기, 도망치기, 빌려주기 등 상황 별로 예를 들어가며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이 책은 당시 위험한 책으로 취급되었던 『군주론』보다 더 지독스레 권력의 찬탈과 보존에 대해 상세히 적고 있어 아직도 숨겨진 ‘비전(秘典)’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