슘페터의 1914년 저서 『경제학의 역사와 방법』(Economic Doctrine and Method: An Historical Sketch, George Allen & Unwin Ltd.)을 우리말로 번역한 것. 원래 이 책은 독일어로 된 『학설사 및 방법론사의 단계』(Epochen der Dogmen- und Methodengeschichte)를 R. Aris가 1954년 영어로 번역한 책이다. 이 책을 쓰던 당시 슘페터는 경제정학 이론으로 알려진 『이론경제학의 본질과 주요내용』(Das Wesen und der Hauptinhalt der theoretischen Nationalokonomie, 1908)과 경제동학의 진수로 알려진 『경제발전이론』(Theorie der wirtschaftlichen Entwicklung, 1911)을 이미 쓴 30대 초반의 신진 경제학자였다. 슘페터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오스트리아 재무장관, 비더만은행 총재직 등 실물경제를 경험한 후, 1930년대부터 미국에 정착해 『경제분석의 역사』외 기념비적인 글들을 발표했다.
이 책 『경제학의 역사와 방법』은 『경제분석의 역사』의 기초가 되는 중요한 책으로, 슘페터의 경제이론의 성격이 그대로 녹아있다고 말할 수 있다. 색인을 보면 알겠지만, 이 책에는 460여명의 저자가 등장한다. 이 책을 확장해서 슘페터는 자신의 생애 말년 10여 년간을 『경제분석의 역사』의 저술에 쏟아 붓는데, 여기에서는 무려 1200여명의 저자가 등장한다. 슘페터가 그렇게 공들인 경제학의 역사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경제현상에 대한 인간 정신의 사유의 역사를 말한다. 즉 그는 어떤 대상에 대한 인식이 어떤 구체적 경로를 통해 전개되는가에 대한 역사를 쓰려했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경제분석의 역사』의 목적을 경제현상에 대해 이해하려는 인간 노력이 끊임없이 분석 구조를 생산, 개량하고 허물어뜨리는 과정, 즉 과학적 사고의 계통화 과정에 대한 서술이라고 말한다. 여기서 과학적 사고의 계통화란 단순히 경제학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통계학, 역사학, 사회학, 심리학 및 정신과학을 아우르는 통일과학에 기초한다. 그런 의미에서, 슘페터는 인접분야를 고려하지 않고 경제학을 논의하는 것은 어려우며, 어떤 면에서는 전혀 불가능하고, 경제학이 철학이라는 거대한 보편과학의 작은 구성부분에 지나지 않는 한, 경제학과 인접분야의 분리는 훨씬 더 어렵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슘페터는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을 구축하고자 의도하는데, 그것이 이 책의 목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