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없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엄마로 살아간다는 것
한국 엄마들은 정말 열심히 산다. 초유부터 분유, 기저귀, 예방접종 백신, 신종 플루 예방, 미세먼지 마스크, 각종 먹을거리, 공부, 대학, 아이의 스펙, 취업에 이르기까지 돌봄에는 끝이 없다. 그런데도 우리 아이들은 행복하지 않다고 말한다. OECD 회원국 중 한국 사회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이 가장 행복하지 않단다. 아이들뿐이겠는가. 그러고 살려니 엄마들도 죽을 맛이다. 엄마들은 희생하는데, 아이들이나 사회는 그런 엄마들을 인정해 주기는커녕 뭔 일만 터졌다 하면 ‘엄마들이 문제야’ ‘엄마들 때문이야’ 하면서 문제시하고 죄를 떠넘긴다. 한국의 엄마들은 괴롭다. 그리고 외롭다.
아이가 청소년이 되면 갓난쟁이일 때와는 사뭇 다른 역할을 요구받는다. 내 아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더 많은 생산성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스스로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내 자식의 능력을 다른 집 자식보다 크게 키워 놓는 데 성공해야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자본주의적 생산성을 ‘모성적 생산성’으로 성공적으로 전환시킨 엄마들만이 훌륭하다고 칭송받는다. 다른 사람을 보살피고 사랑함으로써만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 엄마들이다. 그래서 아이가 남들에게 인정받을 만큼 ‘성공’하지 못하면 무기력해지고 만다. 맹점이다.
7명의 학자들은 생각했다. ‘내 아이’의 엄마가 아니라, ‘내 아이’만 잘 키우겠다는 욕심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는 엄마가 되자고. 사적인 ‘엄마 노릇’에서 벗어나 아이들 스스로 삶을 기획하고 살아갈 힘을 키워 주는 사회적인 ‘엄마 노릇’을 해 보자고. 그것이야말로 제대로 된 ‘엄마 노릇’이며, 엄마들이 체제에 무기력하게 패배하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