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문명사를 아우른, 테러의 의미와 맥락에 대한 진단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세계 곳곳에서 발발한 테러들은 발 빠른 미디어를 통해 현장감 있게 보도되어 우리의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다. 2007년 7월, 두 명의 무고한 한국인 희생자를 낳은 아프간 피랍사태를 예로 들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일상에서 테러의 기운을 온몸으로 체감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 인문학적으로 테러의 의미와 그 맥락을 살펴보는 일은 충분히 유의미하지 않을까?
영국의 대표적인 마르크시즘 문학비평가 테리 이글턴(Terry Eagleton)의 『성스러운 테러Holly Terror』는 신화와 프로이트, 그리고 니체와 서구의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원용하여 서구 문명사에서의 테러를 고찰하면서 9.11에 대한 미국의 대응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저서이다. 9.11 세계무역센터 테러 사건을 계기로 삼아 저술된 이 책에서 이글턴은 테러를 단지 비이성적이거나 말도 안 되는 행동으로 이해한다면 결코 적을 이길 수 없음을 명시하면서, 그것의 의미를 하나하나 파헤쳐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