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는 서로 미워하는 아버지와 외삼촌 사이에서, 집 나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성장하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작가는 소년이 가족들의 복잡한 내면 갈등을 이해하며 성숙하는 과정을, 유수지의 토속적인 풍경과 함께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의심 많고 허풍스러운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불신하는 외삼촌. 어머니의 가출로 성격이 다른 두 사람의 갈등은 증폭되고 두 사람의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소년은 거짓말로 멧돼지 사냥을 주선한다. 그러나 멧돼지 사냥으로 아버지는 자신이 포수로서의 자질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삼촌은 손수 동물을 죽이면서 그토록 두려워하던 살생을 경험한다. 또 소년은 어머니를 쫓아낸 아버지의 후처가 마치 어머니인양 행세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결국 가족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지고, 나는 홀로 은둔하기로 결심한다.
부모의 품을 떠나 자신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소년의 성숙이 곧 자연의 섭리임을 자연 풍경 속에서 슬프고도 아름답게 묘사하는 『멸치』는, 한국 문학의 빛나는 성과라고 할 수 있다.
* 이 책은 『멸치』의 축약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