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의 역사는 땅의 역사이고, 땅의 역사는 곧 사람의 역사다.
집은 곧 그 속에서 산 사람의 삶의 철학과 원형질이 그대로 녹아 있는 공간이다. 《옛사람의 집》에서는 그 안에서 길고도 곤궁한 세월을 견뎌 내며 시대를 고뇌했던 사람의 모습을 보여 주고자 한다.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흥선대원군, 남명 조식 등 조선 시대 최고 지식인 및 권력자 열한 명과 그들이 살다 간 집 이야기를 보여 준다.
옛사람의 집들은 시대의 모순을 온몸으로 싸안으며 서슬 퍼런 열린 정신의 날을 벼리던 당대 최고 지성이자 선각들의 삶과 정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공간이지만, 민초들보다 조금 더 가지고 누렸던 사회의 지배 계층의 공간이라는 한계가 있음은 커다란 아쉬움이다. 그래서 고상한 그들의 식견보다는 때론 콧등이 시큰해져 오는 연민을 갖게 하는 인간적인 편모를 들여다보려 애썼다. 사회적 지체며 머리 어지러운 사상보다는 한 집안의 아들이자 부모요, 지아비의 모습, 도타운 정을 나누던 교유 관계 일화들을 단편적으로나마 소개한 것은 다 그런 뜻에서다.
옛집과 그 집 안의 인간의 역사를 통해 세월이 지나도 변치 않는 참 가치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