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근대사에 있어 상반되는 두 가지 평가를 받는 야나기 무네요시의 모습을 살펴본 책이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우리 민족의 편에 서서 일제의 '조선동화'정책을 반대하고 조선의 독립을 도왔던 보기 드문 지식인이라는 전반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들어 그의 정치 사상이 일본 제국주의 정치사상과 공범관계에 있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야나기 무네요시는 식민통치 아래 현실을 직시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념적이고 정서적인 세계인 예술의 중요성만을 강조함으로써 '민족'의 관심을 예술로 돌려 사람들이 현실을 탈피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의 미를 비애의 미로 규정내림으로써 그것을 더욱 곤고히 했으며, 결국 그의 사상은 조선 지배를 정당화하고 재구성하기 위한 일본적 오리엔탈리즘의 발현이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은 야나기가 조선 문제에 깊이 관여했던 이유를 살펴보기 위하여 조선에 관한 그의 글들을 하나하나 추적, 분석하며, 정치, 사회학적 측면에서 그의 내면을 재조명하고 있다. 또한 그 이해를 돕기 위해 3.1 운동 당시의 국제정세를 비롯하여 20세기 서구 열강의 식민정책, 침략에 동조한 일제의 언론 실태, 식민통치 이론 정립에 동원된 일본 어용학자들의 실상을 야나기의 언설과 연관지어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