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사 전문가 이옥순 교수가 영성과 종교문화의 성지로 주로 알려진 인도를 역사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바라보고 있는 인도현대사 책이다. 이국취향에 치우친 소개나 단편적인 정보를 지양하고 세포이항쟁에서 최근의 IT혁명까지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각도에서 오늘날 인도의 참모습을 보여준다. 난마처럼 얽힌 300년 역사를 평이하게 정리하면서도 식민주의-탈식민주의 논쟁을 선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인도 바로 알기를 통해 우리 안에 드리운 서구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참다운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해준다. 인도 근현대사는 영국의 식민지배와 이에 맞선 민족주의적 저항 속에서 근대화를 이루어가는 과정이다. 이는 유럽중심주의-인종주의-남성우월주의 같은 지배이데올로기와의 투쟁인 동시에 전통에 내재한 봉건적 유산과의 싸움이다. 저자는 제국주의 대 민족주의라는 단순구도로는 영국의 지배정책의 실체는 물론 인도 민족주의 내부의 모순과 역동성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오늘날 인도 사회가 지닌 잠재력은 강압적 서구화와 봉건적 유산이라는 두 겹의 장벽에 직면해 멀리 내다보며 실리를 추구하는 오랜 경험의 소산이다. 저자는 다양한 자료와 실증으로 영국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식민주의 역사관을 논파하는 동시에 이로 인해 민족주의의 저항이 굴절되는 현장을 세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식민지배의 상처와 종교·인종의 갈등을 치유하고 평화와 번영을 향해 나아가는 제3세계의 이웃 인도의 슬기와 교훈이 식민지배의 아픈 역사를 공감하는 우리에게 오늘날 남다른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