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18세기 문단의 핵심인물인 혜환 이용휴(李用休, 1708~1782)의 산문을 엮은 것이다. 당시 문단은 무엇보다도 변화를 갈망하던 시기였기에 익숙함과 기존의 전범(典範)에서 벗어나려는 다양한 실험이 시도되었다. 최신의 중국 서적이 수입되었고, 많은 명말청초(明末淸初)의 사조들이 유행하였다. 또, 주목할 문인(文人)이 등장했고 문학적 실험도 빈번했다. 혜환 이용휴는 이러한 변화의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다. 그의 제자들로는 뛰어난 중인(中人)들이 포진해 있었고, 그가 교유하던 문인들 역시 남인문단(南人文壇)의 중요 인물이었다. 그의 작품들은 내밀하게 그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당대 문단의 향방을 주도해 나갔다.
전체적으로 혜환의 산문은 편폭이 매우 짧다. 그렇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내용의 발상과 서사는 조선 후기 그 어떤 문인들과 비교해 보아도 손색이 없다. 편편마다 담겨 있는 전고(典故)나 탁견의 학적(學的) 수준은 그의 저술을 온전히 읽어 내는 것을 어렵게 한다. 지금의 독자들이 그의 산문을 몇 편만 읽어보더라도 시대를 뛰어넘는 독특한 문학적 성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으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