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엉뚱한 짓 잘하던 문제아 '토토'가 여배우로, 토크쇼 진행자로,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변신했기 때문이 아니다. 환갑 넘은 할머니의 고단하고 가난했던 전쟁통 얘기가 요즘의 핸드폰 세대에게도 먹히는 이유는(참 신기하기도 하지), 그녀가 여섯살 어린아이의 그 진기한 몰입과 경이로움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른들이여,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은가. 그렇다면 '가르치기'를 포기하라.
자신의 어린 시절을 소설로 써서 세계 출판계에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의 작가 구로야나기 테츠코가 12년만에, 다시 내놓은 최신작이다. 일본의 유명한 배우 겸 방송인으로 현재 '데츠코의 방'이라는 토크쇼를 진행하는 그녀는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짙은 화장에 톤 높은 소프라노로 생기가 넘쳐난다. 퀴즈 프로그램에서 자주 1등을 할 정도로 박식하지만 토토다운 엉뚱한 발언으로 사람들을 박장대소하게 만드는 그녀의 일상이 소소하게 담겨 있다. 유니셰프 친선대사로, 엔터네인먼트 로봇 아이보를 키우는 평범한 아줌마로, 무대에서 스탠딩 오페이션을 받는 여배우로. 여전히 추억과 건강한 일상 사이를 오가며 살아 있는 그녀만의 천진스러움. 그녀의 글의 힘은 바로 이 세월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 '천진스러움'에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