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상에 생기를 불어넣고 왕의 영혼을 부활시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빛의 돌'. 이 소설은 바로 이 '빛의 돌'을 둘러싸고 이를 지키려는 장인과 이를 빼앗으려는 외부인간의 40여 년간에 걸친 모략과 투쟁의 드라마이다. 이 소설에서 '빛의 돌'은 장인의 입장에서 보면 목숨을 바쳐가며 수호해야 할 이상, 즉 인간의 불멸에 대한 숭고한 믿음을 상징하며, 외부인의 입장에서 보면 세속적 권력을 손아귀에 틀어쥘 수 있는 수단이 된다.
박진감 넘치는 사건, 끊임없는 긴장감, 침묵하는 자 네페르나 열혈남아 파넵처럼 매력적인 캐릭터, 거침없이 읽히는 문장 등은 크리스티앙 자크를 비롯한 모든 베스트셀러 작가 소설의 미덕이지만, 고대 이집트의 예술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는 어떤 작가도 모방 할 수 없는 자크만의 매력이다. 자크는 주인공 파넵을 가르치는 선배 장인들의 목소리를 빌어 이집트 예술의 기본 원리, 거기에 담긴 세계관, 종교관을 거침없이 설파하고, 상형문자, 색 만드는 법, 길이의 단위, 인체의 비율과 같은 고대의 지식을 흥미롭게 전달한다. 또한 예술과 종교가 분리될 수 없었던 시대, 예술가이자 신관이었던 사람들이 하나의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치르는 신성한 입문식이 수페이지에 걸쳐 묘사되는 대목에서는 이국적인 신비로움을 한껏 느낄 수 있으며, 파라오의 무덤 공사를 시공할 때 장인이 파내야 할 암반에 손을 대고 암반의 박동소리를 들으며 자연이 '파괴'를 허락하셨음을 알리는 대목에서는 자연과 교류했던 그들 예술의 위대함을 감동적으로 체험하게 된다. 미스터리 소설의 외관을 두른 이 소설은 그러나 평생 신의 가르침을 따르며 예술세계를 고양시키는 외길을 걸었던 예술가들의 구도소설이자, 의학, 풍습, 축제 등 당시 이집트인의 일상생활에 관한 한 저자의 거의 박물학적인 지식이 요소요소에서 빛을 발하는 풍속소설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