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로렌스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을 때,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로부터 의뢰를 받고 쓴 유럽사이다. 몇몇 사건들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하는 동시에, 유럽사를 이끌어갔던 커다란 흐름을 그리고 있다. 로렌스가 보기에 이 흐름은 투쟁에서 생산으로, 전쟁에서 상업으로, 정복에서 평화로 나아가는 과정이다.
이 책이 기존 역사책과 가장 다른 점은 로렌스만의 독특한 역사관일 것이다. 기존 역사책들이 '일정한 목적을 향해 전개되는 인류 역사의 발전'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면, 로렌스는 『역사, 위대한 떨림』을 통해 '어떤 정해진 방향 없이 생겨났다가 사라지는 무수한 인간 집단들의 파노라마'를 보여주려고 한다. 이렇듯 모두 제각각의 방향으로 뻗어가고 제 나름의 꽃과 열매를 키우는 인간의 나무는 '아름다움'이 아닌 '장엄함'을 보여주는, '숭고한 역사'이다. 『역사, 위대한 떨림』의 기저를 흐르는 이 숭고미야말로 합리적인 현대의 역사 서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점이며, 인간의 숨길 수 없는 본성을 해방하고자 한 로렌스의 인간관과 세계관이 그대로 투영된 것이다.
세부적인 묘사에서도 기존의 역사책과 다르다. 우선 로마 제국의 파괴자로만 기술되어 오던 '야만족'들에도 꽤 많은 분량을 할당하고 있다. 여기서 로렌스는 그들의 자유분방한 삶과 호전적이고 격렬한 기질, 신비 종교 숭배를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또 십자군 원정의 경우에도, 경제적ㆍ군사적 원인 등을 분석하는 기존의 역사책과는 달리 중세인들의 심성과 삶에서 기독교가 주는 의미, 종교적 열정과 헌신의 욕구 등을 설명하고, 이런 열정이 어떻게 투쟁욕과 물욕으로 변질되어 갔는지를 박력 있게 기술하고 있다.
이처럼 로렌스는 객관적 사실의 나열과 분석ㆍ해석에 치중하던 기존의 역사책과는 달리, 살아 있는 인간 군상들의 열망과 움직임, 좌절과 승리의 역사를 유려한 필치로 역동적으로 서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