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 얼굴로 악마의 글을 쓴 작가 클레르 카스티용의『왜 날 사랑하지 않아?』를 읽는 것은 고통이다. 살인을 저지르고 그 죄를 아버지에게 뒤집어씌우고, 어머니에게 매춘을 알선하고, 사랑 없는 결혼을 하고 불륜을 저지르고, 한 살배기도 안 된 아들을 주차장에 버리고, 노인을 강간하고……. 이 ‘못된 송아지’의 뒤를 쫓아다니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조금이라도 예민한 촉수를 지닌 이라면, 이 ‘나쁜 남자’의 위악과 그로테스크한 행동에서 사랑에 대한 갈구와 순수를 발견할 것이다. 도무지 사회에 편입될 수 없을 것 같은 버러지 같은 인생에서, 상처 입은 짐승의 울부짖음을 듣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동정과 연민이 아닌, 어떤 기이한 공감이다.
일인칭으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왜 날 사랑하지 않아?』에는 기만적인 자기정당화나 자기 연민이라고는 엿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한, 진술을 하는 듯한 어조에 경제적이리만치 단순하고도 간결한 어휘를 구사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원초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문장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