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선들의 숱한 반복으로 이루어진 뒤틀린 공간, 그리고 화면을 가득 채운 압도적이고 기이한 형상들!
이 책은 원귀들이 난무하는 주술 장면이나 백귀야행(온갖 귀신이 밤에 무리 지어 다니는 것을 뜻함) 같은 다분히 일본적인 신비주의 요소들을 비롯하여, 이스탄불, 아마존, 유럽 등 동서양을 넘나드는 각양각색의 오컬트적 소재들로 가득하다.
미지의 원령들, 세계를 지배하는 숨겨진 힘… 초월적 존재들과 교감하는 ‘마녀’에 대한 이야기들은 읽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각각의 단편들에서 초반부에 무심히 또는 수수께끼처럼 던져지던 다채로운 사건과 요소들은 어느 시점에 도달하면, 마침내 하나의 이야기로 만나곤 한다.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탁월한 이야기꾼 기질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부분이다.
『마녀』는 대상을 직관하는 것, 그리고 자신을 온전하게 느끼고 알아가는 것에 대해 얘기한다. 작품에 등장하는 마녀들은 무언가 찾아나가고, 깨우쳐간다. 그것은 자신의 한계, 자아의 좁은 테두리를 발결하는 것이기도 하고, 세상을 거짓 없이 바라보는 시선을 익혀나가는 것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