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뤼팽이 쏟아지지만 이 책을 꼭 집어 추천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보다 번역이 충실하다는 점일 것이다. 『오페라의 유령』, 『적의 화장법』 등으로 인정받은 성귀수씨가 입맛당기게 뤼팽을 재현했다. 1,2권을 포함하여 앞으로 나올 18권의 까치출판사 뤼팽전집은 한 번역자의 일관된 시각으로 작품발표순으로 출간될 예정이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 강력하게 추천할 수 있다.
『813의 비밀』은 이미 인기작가가 된 모리스 르블랑의 경력에서도 아주 새로운 획을 긋는 작품이다. 1910년에 단행본으로 출간되자마자 엄청난 호응이 쏟아졌는데, 이에 힘입어 작가는 1917년과 1932년에 각각 가필, 수정하여 다시 출간했을 정도로 이 작품에 대단한 열정을 보였다. 미스터리적 기법이 전작과는 차원이 다른 경지에 도달했고, 주인공 아르센 뤼팽의 전방위적 활약 또한 눈부실 정도이다. 더구나 20세기 초, 영불독 3국간의 식민지 정책을 둘러싼 역사적 정황, 독일 왕가와 그에 관련한 3대에 걸친 귀족가문 및 여타 인물들의 복잡한 관계는 작가의 방대하고 세밀한 고증학적 지식에 의해서 소설의 스케일과 깊이를 상상을 초월하는 차원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독일 황제에 맞서는 뤼팽의 엄청난 야망과 처음으로 등장하는 아버지로서의 뤼팽의 애틋한 모습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가운데, 쉴새없는 음모와 반전의 연속은 오늘날의 독자들의 손에도 땀을 쥐게 하기에 충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