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하듯 삶을 뒤바꿀 수 있을까. 파리에서 화랑을 경영하는 한 남자가 어느 날 갑자기 북극으로 떠난다. 허무하고 격렬한 변신의 욕망이 교활하다 싶은 절묘한 스토리 속에 감싸여 있는 이 소설은 방황, 도주, 부재, 배신, 거짓말,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들의 연쇄다. 북극의 끔찍하고 새하얀 슬픔. 그 안에서 배회하는 고독한 존재의 권태는 파리에서 전개되는 미스테리한 연애 행각과 한치의 빈틈도 없이 꽉 맞물려 있다. 그는 과연 떠났는가. 추리소설을 읽듯 주인공의 익살스런 뒤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서 들끓고 있던 혼돈이 조용히 머리를 쳐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