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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베를린 연대기
글쓴이
발터 벤야민 저
출판사
길
출판일
2007년 1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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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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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벤야민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은 독일 출신의 유대계 언어철학자, 번역가, 좌파 지식인으로서 한때 20세기 독일어권 최고의 비평가로 자처하기도 했다. 베를린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베를린, 프라이부르크, 뮌헨 대학 등에서 철학을 공부하던 중 나중에 평생의 친구이자 유대사상에서 지적 동반자가 된 게르숌 숄렘을 만난다. 전쟁을 피해 스위스로 간 그는 1919년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에 대한 연구로 베른 대학에서 최우등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신문과 잡지에 기고를 하고 번역가로서 활동하기 시작한다.

1924년 교수자격 논문인 「독일 비애극의 원천」을 집필하지만 아카데미 세계로 진출하려던 계획은 결국 좌절하고 만다. 같은 해에 알게 된 연인 아샤 라치스 이외에 나중에 베르톨트 브레히트에게서 유물론적 사유의 영향을 받으면서 비평, 번역, 방송활동을 펼쳐나간다. 파시즘의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 유럽에서 스스로를 ‘좌파 아웃사이더’로 이해한 그가 택한 길은 교조적 마르크스주의에 거리를 두고, 유대 신학적 사유와 유물론적 사유, 신비주의와 계몽적 사유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유지하면서 아방가르드적 실험정신에 바탕을 둔 글쓰기를 통해 현대의 변화된 조건 속에서 지식인의 역할에 대해 성찰하고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일이었다.

1940년 벤야민은 당시 뉴욕에서 사회연구소(프랑크푸르트학파)를 이끌던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지원을 받아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프랑스를 탈출하던 중 스페인 국경 통과가 좌절되자 자결한다. 그로써 그가 13년간 매달렸던 프로젝트, 즉 마르크스의 ‘상품물신’의 구상을 상부구조(문화) 전체에 적용하여 19세기 자본주의와 모더니티의 근원을 고고학적으로 탐구하려던 필생의 저작 『파사젠베르크』(Das Passagen-Werk)는 미완으로 남는다. 스탈린-히틀러의 밀약을 접한 충격에서 쓴 유물론적 역사철학의 결정체 「역사의 개념에 대하여」(일명 ‘역사철학테제’)는 그가 남긴 최후의 글이다.

책 소개

분야인문
『1900년경 베를린의 유년시절 / 베를린 연대기』는 철학, 미학, 문학, 신학 등 거의 모든 인문학적 사유의 전방위적 사상가였던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1892~1940) 선집 제 3권으로 마르셀 프루스트의 자전적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와 같은 개인적ㆍ사적 차원을 넘어서 유럽 문화와 사회의 기초가 충격적으로 해체되고 파괴되어 가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쓴 벤야민의 자전적 글이다.

1930년대 독일, 벤야민이 살았던 시대는 안정과 불안의 전조가 뒤엉킨 동요의 시대였다. 시민계급에게는 상대적으로 안정기라고 볼 수 있었지만, 그 안에서는 몰락의 극단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었다. 더욱이 벤야민이 나치 집권 시기에 이 글을 썼다는 점은 '불안'의 이미지가 어떻게 형상화되었는지가 유추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유복한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나 물질적 풍요를 경험하면서도 시민가정의 가부장적 질서에 대한 반항이나 재난과 불행에 대해 어렴풋한 예감이 뒤엉켜 나타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무메레렌」「색채들」, 「오락서적」, 「독일 청소년의 새 친구」 등에서 나타나는 행복한 시절과 「카이저 파노라마」나 「나비채집」 등에서 나타나는 불안의 기운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벤야민은 야만으로의 회귀라는 1930년대 독일의 절박한 위기상황 속에서 세태를 초월하는 유유자적함이 아니라, 동시대 사회와 역사를 자신의 유년시절에 비추어 성찰함으로써 자신의 자전적 경험을 역사의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단순한 시간적 흐름에 따른 삶의 파편적 나열이 아닌, 자신이 유년시절 겪었던 이미지들의 길어올림을 통해 재구성된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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