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하고 손잡고 수원 화성을 따라 걸었어요.
오랜 시간을 품고 굽이굽이 둘러진 수원 화성은
아름답기도 하고, 든든한 방패 같기도 했어요.
연수는 우리 고장의 자랑거리를 찾아 조사하고 정리하는 사회 숙제를 해야 합니다. 숙제를 잘하면 얼마 뒤 있을 공개수업 때 발표할 기회가 주어진대요. 수원 화성을 조사하기로 마음먹었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하던 참에 아빠가 적극 나서 줍니다. 연수는 조금 서먹하기도 하고 좋기도 해요. 여행 작가인 아빠는 일 때문에 집을 비우는 일이 많아서 연수가 아빠와 친할 새가 별로 없었거든요.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연수와 아빠는 당장 집을 나섰습니다. 수원 화성의 북쪽 문인 장안문부터 시작해서 수원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는 서장대에 오르고, 몇 날 동안 성벽을 따라 걸으며 수원 화성의 구석구석을 살펴봅니다. 연수와 아빠가 함께 걷는 거리가 늘어날수록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감은 반대로 줄어드는 것 같아요. 숙제 발표를 걱정하는 연수에게 아빠의 격려는 커다란 힘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연수가 공개수업에서 숙제를 발표하는 날, 아빠가 지켜보는 가운데 연수는 발표를 멋지게 해냅니다. 아빠와 함께 걸어 본 수원 화성은 아름답고 든든한 성곽이자, 우리가 계속 지켜 나가야 할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는 사실이 연수의 머릿속에 다시 한 번 새겨지고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