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의 가을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이면서, 곡식을 두고 새들과 한바탕 다툼을 벌이는 계절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다툼이 그리 모질거나 사나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이 책에 담긴 충남 부여의 『새 보는 노래』처럼 어르거나 달래기도 하고 때로는 모른 척 지나치기도 했으니, 그저 먹더라도 조금만 먹고 사람 몫까지 건드리지는 말라는 의사표시였을 테지요. 콩을 심어도 벌레 몫으로 한 알, 새 몫으로 한 알을 더 심고, 감을 따도 새 몫으로 서너 알은 남겨 놓는 것이 우리 농촌의 마음이었으니 새 보는 마음도 크게 다르지는 않았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