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안 자를 거야』에 나오는 도미니는 다른 아이들처럼 머리 자르는 걸 싫어한다. 자동차 의자에 앉아서 자르는 것도, 비행기 의자에 앉아서 자르는 것도 다 소용없다. 가위만 봐도 난리가 나는 도미니크. 그러니 사람들 머리 잘라 주는 걸 좋아하는 도미니크 엄마로서는 참말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조금만 가만히 참고 있으면 정말 예쁘게 해 줄 텐데. 다른 사람들 머리는 예쁘게 만져 주면서도 아들 머리에는 손도 못 대다니. 게다가 도미니크 머리는 도저히 봐 줄 수가 없다. 어떤 데는 길고, 어떤 데는 짧고, 어떤 데는 고불고불하고, 어떤 데는 빳빳하다. 필시 머리를 하다 말고, 하다 말고, 하다 말고 해서 그렇게 되었겠지.
하지만 그게 어때서? 도미니크는 그런 머리로도 얼마든지 만족스럽다. 다만 도미니크의 머리를 잘라 보려다가 두 손 두 발 다 든 엄마가 시무룩해 있는 걸 빼면.
“엄마! 나 때문에 화났어?” 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도미니크. 그리고 화 안 났다고, “우리 도미니크가 얼마나 예쁜데.” 하고 대답해주는 엄마. “나도 엄마 예뻐.” 역시 우리 엄마야.
고집을 부리는 도미니크와 지친 엄마는 서로를 가슴에 품으면서도 ‘다음’을 기약하며 두 눈이 반짝 빛난다. 다음에는 도미니크가 머리를 자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