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대왕의 한글 창제를 둘러싼 이야기『초정리 편지』로 ‘2006년 창비 좋은 어린이책’ 창작 부문 대상을 받았던 동화작가 배유안 씨가 이번에는 ‘관동별곡’을 소재로 맛깔스러운 이야기 한 편을 풀어냈다.『화룡소의 비구름』이라는 제목의 이번 작품 역시 역사적 사실을 실마리 삼아 아이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준다.
중·고등학교 국어 교사 출신이기도 한 작가가 이렇듯 우리 고전이나 역사를 소재로 작품을 쓰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아이들에게 고전문학을 가르치다 보니, 고전의 맛을 느끼려 하기 보다는 단순히 시험을 위한 공부로 생각하며 지루해하는 모습이 너무도 안타까웠던 것. 어렸을 때부터 다양하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고전을 만날 수 있다면, 아이들이 훗날 교과서에서 접하는 고전들을 좀 더 애정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의도로 출발했다고 해서 이 작품이 문학 본연의 모습에 소홀한 것은 결코 아니다. 관동별곡을 소재로 했을 뿐 하나의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시종일관 흥미롭게 전개된다. 주인공이 어려운 과제를 부여받고 그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구성은 긴장감이 넘치며, 현실과 과거를 넘나드는 이야기의 흐름은 자연스럽고 매끄럽다. 또한 고전 작품을 녹여내면서도 경쾌한 에피소드와 위트 있는 대사들을 곁들여 아이들의 입맛을 맞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