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의 비밀』은 『한자는 중국을 어떻게 지배했는가』,『욕망하는 천자문』의 김근 교수가 권력과 노래가 연출하는 애증의 쌍곡선이 "중국 문화" 를 이해하는 키워드라는 시각으로 중국 시에 접근하고 있는 책이다.
저자는 중국의 고전인 『시경』과 초사를 다루며 권력과 문화의 관계를 구명하고 있다. 시집이 경전이 되고, 2,500여 년 전에 이미 국가에서 예산을 들여 노래를 수집하고, 고위 관료를 뽑는 데 시짓기로 성적을 매기고(과거),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는 시인이 혁명가가 되는 그런 중국의 역사가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이성적인 인물로 여겨온 공자를 사상가이기 이전에 시인이요, 음악가였다는 것이다는 흥미로운 견해를 제시한다. “순임금의 음악을 듣고는 석달 동안 고기 맛을 잊었다”라든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 등의 언행이 수긍되는 것은 바로 이 흥을 느낄 줄 아는 감성 때문이었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들뢰즈, 라캉, 지젝 등의 서양 철학을 중국 시에 대한 접근의 분석 도구로 사용하며 궁극적으로 동양 문화에서 노래와 시가 갖는 본질을 탐구하고 있다. 중국 역사 속 신라의 서라벌이 일 년 내내 노랫소리가 그치지 않았다는 기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우리 역시 노래를 사랑하는 민족이기에, 동양 문화 속 또 다른 노래인 중국의 '시'를 다룬 이 저서가 특별하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