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를 넘어서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휘스 카이어(Guus kuijer 1942~ )의 국내 첫 작품으로 노장의 필력이 응축된 유머러스한 성장 동화이다. 한때 교사였던 휘스 카이어는 70년대 중반, 유럽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투쟁하는 무기로써 ‘동화’를 재발견하던 때 작가로 데뷔했다. 이 작품은 현실 비판에서 미래에의 긍정을 이끌어 내는 어둠과 밝음이 공존하는 그의 따뜻한 작가 세계를 잘 드러내고 있다.
이 작품은 철저하게 어린아이의 언어를 사용하면서도 그 언어를 통해 아주 리얼한 세계를 그려내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직후 유럽 사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토마스네 가족 이야기는,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워 있던 시절 과거 청산이라는 명분하에 다시금 발생했던 폭력뿐 아니라 가정폭력에 이르기까지 도처에 널려 있는 일상 속의 폭력을 새롭게 발견하게 한다. 때로는 토마스가 머물러 있는 (‘수족관’같은) 세상 그 자체가 토마스의 마음과 몸에 폭력을 가하고 있는 듯 보이고, 폭력을 감지하는 토마스의 섬세한 감수성은 우리에게 이 세상에서 행복하게 사는 것은, 함께 어울려 산다는 것은 대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