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은 일본이 수용한 근대의 원형, 변모 과정을 밝히면서 우리에게 다가왔던 ‘근대’에 대한 좀 더 정확하고 날카로운 비판, 이해를 키우고자 기획한 '일본근대스펙트럼’시리즈의 하나로 일본의 역동적인 근대사와 발자취를 함께 해 온 호텔이라는 문화 장치를 통해 근대 일본의 풍경을 조망해보고 있는 책이다.
메이지 시대를 전후해서 일본의 근대화 흐름을 타고 각지에 건설된 호텔은 새로운 풍경을 만들어냈고, 여행과 일상을 변모시키면서 사람들을 서구문화 속으로 끌어 들이는 강력한 흡인력을 지니고 있었다. 저자는 이 책에 일본에서의 호텔 탄생의 배경과 서구 문화를 일본화 하여 수용하려 했던 이들의 모습이 담고 있다. 그 모습을 정치나 경제의 변화와 흐름과 같은 큰 이야기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경영자 뿐 아니라 호텔 내부의 요리사, 지배인, 사진사 등의 평범한 사람들의 작은 이야기를 통해 제시하고 있는 점이 특이하게 다가온다.
또한 책은 호텔이 일본에 뿌리를 내리는 과정을 통해 식사문화, 여가생활 등의 새로운 문화를 체험하고 받아들이는 장으로서 호텔이 기능했음을 분석하며 호텔이 단순한 숙박시설이 아닌 계몽과 개화의 상징적인 근대적 공간이었다고 이야기한다. 메이지 이후 10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근대를 성취해낸 배경 속 제국 일본의 위로부터의 강압적인 정책을 넘어서 스스로의 삶의 방식과 의식을 근대화하려 했던 보통사람들의 끈질긴 노력을 호텔이라는 문화공간을 통해 그려내고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