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 상점』은 제국의 은총을 오랑캐에게 베푼다는 뜻으로 서양상선을 입항시켰던 중국의 중화주의적 세계관과 원양 무역을 통해 국가 이익을 축적하고, 세계를 제패하려 했던 서양의 중상주의적 세계관이 교차했던 지점, 청나라가 서양과 교역을 허가한 13개의 상점인 광주 13행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비로 이 장소에서 동양과 서양이 만났으며, 근대 사회와 전통 사회가 서로를 탐색했고,
중화주의와 중상주의가 동상이몽을 꿈꾸며, 당대 가장 높은 부의 피라미드를 쌓다가,
한쪽은 맛있는 차를 제공한 반면, 다른 쪽은 몸과 영혼을 갉는 아편을 제공함으로써,
만남은 파국으로 치닫고 제국의 상점들도 이슬처럼 사라졌다.
1685년 청나라 강희제는 자신의 제국 동남 연해에 월해관 민해관, 절해관, 강해관 4개의 세관을 설치하도록 명령했다. 서양 상선이 입항해 무역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이로써 중국 역사에서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되었지만, 서로에 대해서 잘 몰랐던 두 세계는 좁은 상점 안에서 서로 코를 맞대고 킁킁거리며 상대방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청나라 강희제의 프랑스에 대한 호감과 루이 14세가 그를 답방하기 위해 배를 건조하라고 명령을 내렸던 일, 광주 13행을 주름잡으며 대리인을 통해 미국의 보험업에 투자하고 주식도 샀던 오씨의 이화행怡和行 시대이야기, 서양인 부녀자를 데려오지 못하게 하는 법령 등 흥미로운 근대사의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