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적왕 정성공』은 명청 교체기 대만을 근거지로 동아시아의 바다를 제패하고 만리장성 북쪽에서 인도네시아 바타비아에 걸친 공간을 배경으로 밀수꾼과 해적으로 시작하여 영웅이 되었던 명나라 최후의 충신, 대만의 개국시조인 정성공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
정성공(鄭成功, 1624~1662)은 17세기 명청(明淸) 교체기 중국사의 서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중국과 동아시아 일대의 바다를 지배하며 무역을 독점한 실력자였던 그는 명나라 부흥 운동의 핵심 인물이었을 뿐만 아니라, 대만으로 건너가 그곳을 점령하고 있던 네덜란드인들을 축출함으로써 본격적으로 대만을 중국 역사에 편입시킨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날 중국인들은 그를 외세를 물리친 민족 영웅이요 대만의 개국시조로서 널리 추앙하고 있다.
책은 전통적인 전기문학 형식의 역사서이지만 교훈을 전달해주는 평전이라기보다는 풍부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에서 그 시대에 대한 지식을 쌓게 하는 다큐멘터리와 같은 내용을 띄고 있다. 저자 조너선 클레멘츠는 중국의 역사, 특히 명청 교체기의 역사에 관해 잘 알고 있지 못한 영미권 독자들을 대상으로 서술하고 있기에, 이 책은 시대나 정성공에 관해 관심을 둘 기회가 별로 없었던 우리에게도 편안한 역사서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