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영국 왕들은 300년 이상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했을까?
왜 영국의 법원에서는 17세기 중반까지 프랑스어가 통용되었을까?
이 책은 중세 영국과 프랑스를 배경으로 일어났던 역사적 사건들을 언어 전쟁의 관점에서 풀어쓴 인문학 책이다. 영어가 프랑스어의 지배에서 어떻게 벗어나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지 그 과정을 다루고 있다.
중세 서양사에서 간단히 언급되는 노르망디의 윌리엄 공, 하지만 그는 영국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정복 왕이었다. 이민족의 정복은 정복자의 언어가 들어오면서 시작되고, 피정복민의 언어가 다시 살아날 때 끝이 난다. 중세 영국에서 정복자의 언어는 프랑스어였고, 피정복자의 언어는 영어였다. 영어에서 ‘얼굴’을 의미하는 face가 순수 영어가 아닌 프랑스어 차용어라는 사실은 두 언어의 지배 관계가 어떠했는지 잘 보여주는 상징적인 예이다. 또한 이 책은 왜 영어에는 기르는 가축 이름과 먹는 고기의 이름이 다른지 그 이유를 알려준다.
언어의 교류만큼 문화적인 사건은 없다. 그런 점에서 중세 영국 왕들이 300년 이상 프랑스어를 모국어로 사용했다는 사실은 큰 문화적 사건이었다. 이 책은 영어가 지금처럼 국제 공용어로 자리를 잡기 전까지 어떤 질곡의 순간들을 지나왔는지 주요 역사적 사건들과 인물들, 그리고 영어에 들어간 수많은 프랑스어 어휘들을 통해서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