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10.5cm, 세로15cm 크기의 손안에 쏙 들어오는 만화책. '벼룩만화 총서'라는 이름으로 총 8권이 발간되었으며 각 권의 가격은 천 원이다. 천 원의 가격으로 프랑스 작가주의 만화의 세계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
『죽음』은 한 소년의 독백으로 진행된다. 집안은 고요하고 가족들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보이지 않는다. 목욕탕엘 가보니 사촌 누나가 욕조에 물을 가득 받아놓은 채 그 안에 잠겨 있다. 삼촌은 계단 아래 쪽에 누워 눈을 뜨지 않는다. 검은 구름이 지나간 뒤의 고요한 저택, 그리고 유일한 생존자인 소년.
만화에 익숙하지 못한 독자들에게는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을 내용으로 획일적이고 구태의연한 표현과 사고방식으로 독자를 길들이는 주류 만화권에 과감히 반기를 들었다는 점은 높이 살 부분.
짧지만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벼룩만화 총서 시리즈는 한국 작가들의 작품을 포함해 앞으로도 계속 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만화권의 아웃사이더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