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오르간》은 중학교 입학을 앞둔 소녀 도모미가 정신 지체아인 동생과 함께 들고양이들을 돌보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가는 이야기다. 이웃집과의 불화, 가족의 분열, 사춘기의 2차 성징 등으로 혼란에 빠진 도모미가, 버려진 고양이들을 통해 생명의 소중함에 눈뜨고 자신의 존재를 긍정하게 되는 과정이 담백하면서도 리듬감 있게 그려지고 있다. 할머니의 죽음 이후 계속되는 악몽과 갑작스런 몸의 변화가 부담스럽기만 한 도모미. 중학교 입학을 앞둔 그녀에게 이웃과의 불화로 인한 가족 분열은 또 하나의 상처가 되어 그녀를 괴롭힌다. 그런 도모미가 안팎의 상처에 대항하는 방법은 고작 동생과 함께 죽은 고양이를 찾아다니는 일뿐이지만, 그것은 거꾸로 버려진 고양이 돌보기로 바뀌면서 살아가는 과정의 애틋함에 눈뜨고 또 자기 스스로를 긍정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이렇듯 아직 작고 여린 소녀가 며칠간의 일탈을 통해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 가는 모습을 담은 《봄의 오르간》은 유모토 가즈미의 전작들처럼 우리가 잊고 지낸 한 시절을 아릿하게 복원시켜 주는 흑백사진과도 같다. 이 책은 푸른숲에서 나오는 '마음이 자라는 나무' 시리즈의 제 15권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