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린의 대표작 『인간의 역사』는 인류의 문화가 어떻게 발생하고 발전해 왔는가를 그 전체의 흐름에서 바라본 명작이다.
《인간의 역사》의 원제는 《인간은 어떻게 해서 거인이 되었는가?》으로 전편 선사편이 1940년, 후편 고대편이 1946년에 발표된, 통틀어 10년 세월이 걸린 역작이다. 전편은 일린이, 후편은 부인인 엘레나 알렉산드로브나 세갈이 많은 부분을 썼다. 그녀는 처음 일린의 조수로 있다가 1929년 그와 결혼, 병약한 그에게 좋은 협조자가 된 재능 있는 여성이었다. 원제의 ‘거인’은 단순히 몸집이 큰 인간이 아닌, ‘모든 것에 우월한 존재’의 의미로 쓰인 것이었다. 요컨대 인간이 어떻게 원숭이종족과 헤어져 ‘뛰어난 존재’가 될 수 있었나 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일린은 이 책에서, 우리와 평소에 친숙한 인간 세계의 사물 하나하나가 아득한 옛날을 항하여 저마다 뻗고 있는 실을 더듬어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해서, 비틀거렸다가는 일어서고, 길을 잃었다간 찾아내며 오늘날까지 더듬어 내려온 우리 선조의 발걸음이 생생하게 되살아난 것이다. 그때 비로소 우리는 인간으로서 자랑스럽게 여길 일과 부끄러워해야 할 일을 분별할 수 있게 될 것인데, 그것이 이 책에선 상징적인 사건과 교묘하게 다룬 인물로써 흥미롭게 논해지고 있는 것이다. 진보나 발전만을 중시하고, 도구를 가지고 생산만을 위해 진화하는 인간의 역사에 중점을 두기 쉬운 가치관에서 벗어나 진실로 인간적인 ‘거인의 걸음’을 담아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