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 조금 망설였다. 음~ 일본 소설이긴 한데 결코 쉬워보이지 않아서... 수학이니까...

예상대로였다. 책을 읽는 도중에 정말 이게 소설이 맞는지 몇번이나 되묻곤했다. 하지만 이 책이 소설이든 아니든 정말 재밌다. 단순히 재밌는게 아니라 새로운 세계를 열어 보여주었다. 수학이라는 세계를... 책을 읽어나가면서, 왜 내 수학선생님들은 이렇게 가르쳐주지 않았을까? 몰라서였을까? 여하튼 내가 모자라서일 수도 있으니까.. 이 나이가 되서야 이런 책을 만나다니...

책을 읽다가 도중에 덮은게 한두번이 아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가만히 누워서 책에 나온 정리와 증명을 다시 되뇌어 본다. 쓰는건 워낙 싫어하니까.. 곰곰히 책의 풀이를 따라가다 이해가 안되면 다시 읽는다. 몇번 읽다보면 신기하게 이해가 되니까...

예전에 다 배운것임에도 모든게 새로 배운것처럼 신기했다. 도대체 그동안 난 뭘 배운거야. ㅎㅎ 미르카가 복소평면을 이용해 진동과 회전을 설명할 때 내 감동은 시작되었고, 피보나치 수열의 일반항을 생성함수를 통해 구할 때 열광하기 시작했다. 사실 책 마지막 부분은 다시 읽어야 한다. 아직 익히지 못했으니까.. 익힌 부분이라 하더라도 다시 되풀이해야 한다. 정말 수학이 이렇게 멋진 학문이라는걸 이제서야 알다니.. 아마 고등학교 때 이 책을 읽었더라면 난 수학과에 진학했을 텐데.. ㅎㅎ 정말 정말 억울하다.

24p

표본이 적으면 규칙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진짜 패턴은 어둠 속에 감춰져 있는 거야.

73p

자신이 보고있는 것이 그림자에 불과함을 깨달으면 배후에 숨겨진 고차원의 구조를 찾아낼 수 있는 거야. 하지만 그림자 뒤에 숨겨진 구조를 간파해 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야.

일반항을 찾는 것은 숨겨진 구조를 찾아내는 모험이야.

구조를 꿰뚫어 보는 마음의 눈이 필요해.

249p

지금까지 내가 습득한 실마리를 바탕으로 조금씩 답에 접근해 가는 거야. 모든 것을 단숨에 알 수 있는 것은 아냐. 알게 된 부분에 쐐기를 박고 지렛대를 써서 바위를 움직이는 거지. 기지의 열쇠로 미지의 문을 연다고나 할까?

261p

우리는 제한된 시간을 공유하고 있다. 보이는 것은 아주 일부분, 알 수 있는 것은 아주 조금. 그러나 우리는 무한을 파악한다. 발견한 것을 실마리 삼아. 알아낸 것을 지렛대 삼아. 우리에게 날개는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언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