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심보감』,『사서삼경』을 끝낸 뒤 만난 책이 바로 이 『유행록』이다. 『유행록』은 경서들이 주는 진중한 무게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에 우리 한문 공부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 주기에 충분했다. 이 책에 녹아 있는 자유분방하면서도 강직한 그의 필력과 정신이 더욱 그러했다. 『유행록』은 시대의 자유인이자 은일자요, 여행가이자 시인인 권섭이 일일이 발품을 팔아 탐승한 수만 리에 걸친 평생의 대장정을 담고 있는 한 편의 개힝문이자 대화록이며, 비길 데 없는 장편 서사시라 할 수 있다.
공자의 “배우고 때로 익히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란 일갈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공부의 즐거움은 배움과 익힘을 끊임없이 거듭하여 자득하는 ‘소통의 쾌감’에 있다. 권섭이 자신과 세상, 현실과 이상의 소통을 꿈꾸며 한발 한발 내디뎠을 유람길에 동참하기를 진심으로 고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