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일상사 연구의 대표자들이 지은 이 책은 사람을 중심에 놓고 그 사람들의 행동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역사를 기술한다는 기본 원칙을 지키면서, 다양한 이론적, 실천적 논의들을 가장 심층적이고 포괄적으로 정리한 책으로 손꼽힌다. 이 책은 특히 '경험과 생활양식의 재구성'이라는 문제의식이 인류학, 민중문화, 여성사, 마르크스주의, 노동사, 구술사 등과 접목 내지 수용되면서 어떤 성과를 낳았는지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부록으로 실린 알프 뤼트케와의 대담은 최근 일상사 연구의 문제의식과 관심을 잘 보여준다. 알프 뤼트케는 일상사가 탈정치화된 역사적 방범론이라는 비판에 대해, 이는 정치적인 것에 대한 제한된 개념에서 비롯된 오해라고 반박한다. 일상에 대한 연구는 특정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소집단의 행위로만 국한되지 않는 새로운 정치개념을 발전시키며, 이렇게 정치를 협의의 시각으로 보지 않을 때 사회와 역사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