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라 시인의 네번째 시집 『시간이 지나간 시간』. 지금까지 그의 시가 예각화된 감각과 언어로 시적 체험을 우회화하거나 간접화함으로써 시적 대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왔다면, 이번 시집에서는 시인의 내면을 밀도 있게 조명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인은 세월에 파묻힌 기억과 죽음의 흔적을 들춰보고 몸에서부터 발원하는 침묵과 시의 조건들을 내면화한다. 그리하여 이번 시집에서 집요하게 반복되는 시어는 죽음, 시간, 기억, 바닥, 그리고 침묵과 시(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