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색 초콜릿』의 주인공 성민이는 다섯 손가락으로 꼽아도 모자라는 지렁이, 달팽이, 굼벵이, 베짱이, 나무늘보, 거북, 코알라라는 별명들이 있다. 맨 ‘느림보 게으름뱅이’라는 뜻으로 불리는 별명들.
성민이는 운동장에서 하는 체육은 물론이고, 받아쓰기를 하거나 수학 문제를 풀 때도 도저히 다른 아이들을 따라 잡을 수가 없다. 생각을 한 다음에 손으로 써야하는데 속도가 느려서 늘 시간을 놓쳐버린다. 걷는 것도, 쓰는 것도, 말하는 것도 모두 느린 아이. 엄마는 병원을 데리고 가 보았고, 아빠는 혀를 차며 포기한 눈치고, 선생님은 말이 끝내기도 전에 말을 잘라버린다. 학교에서 일어나는 작은 실수들도 실수가 아닌 느림보 게으름뱅이 성민이가 저지른 잘못이 되고 만다. 성민이가 보기엔 아이들이 빨라서 생기는 실수들인데.
성민이는 자기 별명이 싫고, 다른 애들처럼 빨리 느끼고 생각하고, 빨리 말하고 쓰고, 빨리 걷고 달리고 싶다. 하지만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에 행동이 더 굼뜨게 된다. 성민이가 정말로 문제 있는 걸까?
마법의 무지개 색 초콜릿을 들고 나타난 ‘숲의 마음’ 할아버지의 얘기를 듣고, 성민이를 가만 지켜보면 크게 문제될 것도 없다. 부모나 선생님이 아이의 느린 행동을 답답해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평화롭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아이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고 아이의 자신감을 죽이는 재촉 보다는 나을 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