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꼬불꼬불 비뚤배뚤 못생긴 그림으로 아이들 마음을 사로잡는 작가 마이클 그레니엣. ≪지름길≫ ≪누구 있어?≫ ≪코끼리 아빠다!≫로 이어지는 그의 그림책은 한눈에 보기에도 작가의 작품임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공통된 특징이 있다.
먼저 그레니엣의 작품은 강렬하고 굵은 크레파스 선에 스크래치 기법을 사용한다. 아이가 그린 듯 아이다워 보이는 그의 그림은 그래서 더욱 시선을 잡아당긴다. 그가 사용하는 핑크 계열의 강렬한 색들이 거부감으로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질감으로 느껴지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둘째, 그레니엣은 작품은 글이 적다. 굳이 유아를 대상으로 해서라기보다 문자적 표현을 최대한 절제하고 의성어 의태어 들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아이들에게 그림을 통해 이야기를 읽어 나가게 한다. 그렇다고 그림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그림 역시 배경은 과감히 생략하고 캐릭터에 힘을 주어 큼지막하게 그린다. 아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는 건 바로 이 캐릭터의 힘이다.
하나 더, 그레니엣의 작품에는 반전이 있다. ≪지름길≫에서는 두 벌레가 외나무다리를 놓고 싸우다 마지막에 기발한 방법으로 지름길을 찾게 되고 ≪누구 있어?≫에서는 떠돌이쥐가 유령이 나오는 집에 살게 되는 이야기로 숨바꼭질하듯 나타나는 유령의 재미난 모습을 만날 수 있다. ≪코끼리 아빠다!≫ 역시 진짜 코끼리를 갖고 싶어하는 딸을 위한 아빠의 기발한 변신으로 아이들을 환호하게 한다. 그의 작품 마지막에 등장하는 반전은 아이들을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이끄는 유쾌한 반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