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달역》은 머리보다 가슴에 먼저 닿는 동화이다. 어린이 자기계발서, 지식 정보책, 생활 동화 등에 치이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창작 동화만이 갖는 순수한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작가에 의하면, 이 작품에서의 ‘반달’은 ‘아직 보름달이 되지 못한 달’이다. 즉 반달은 불안함, 불완전함, 비어 있음, 상실감 등을 상징하는,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동기(motif)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모두 반달과 같은 아픔을 품고 있다. 갓난아기 때 엄마가 몰래 버리고 간 그림이, 그런 그림이를 친손녀처럼 애지중지하면서도 집 나간 아들을 남몰래 그리워하는 할아버지, 늘 술에 취해 있는 시골 노총각 순명이 아저씨, 곧 문을 닫을 반달역을 지키는 유일한 역무원인 반달역 아저씨 등, 모두가 마음 한 구석이 텅 비어 있다. 작품의 배경인 반달역 역시, 곧 폐쇄될 간이역이라는 점에서 불완전하고 불안정한 공간이다.
그러나 이들의 비어 있는 마음자리는 역설적으로 시련을 이겨내는 또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작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 있듯이, 가슴에 바람방을 품은 억새는 세찬 바람이 불어도 부러지지 않는 것이다. 또한 《반달역》의 인물들은, 은근한 정으로 서로의 빈 곳을 채워주려 애쓰고 아픔을 감싸주면서, 그 어떤 가족 못지않은 가족애를 보여준다. 사회적 잣대로 보면 ‘정상 가족’에 속하지 못한 이들이, 마음의 빈 조각들을 서로 채워 주며 반달역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한 가족이 되는 것이다. 산모퉁이를 따라 구불구불 곡선으로 이어지는 장항선 기찻길처럼 억지스러움 없이 자연스레 이야기를 엮어 나간 《반달역》을 덮고 나면, 차곡차곡 쌓였던 감동의 무게에 가슴이 먹먹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