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제국 일본의 문화통합』은 식민지제국 일본이 1895년부터 1945년까지 이민족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내셔널리즘의 자기 부정과 자기 모순을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책은 식민지 근대화 교육의 실상을 추적함으로써 이민족 지배의 과정에서 근대 일본의 내셔널리즘이 어떻게 구축되고 변모되고 재건되었는가를, 비판적으로 해명하고 있다. 이는 곧 내셔널리즘과 제국주의의 관계 구조를 묻는 것이기도 하다. 저자는 서구제국주의가 이민족을 교화할 때 기독교를 내세운 것과는 달리, 그런 종교를 갖지 못했던 일본 내셔널리즘의 전개과정에 주목한다. 일본은 그에 맞서는 도구로서 의사종교(疑似宗敎)인 천황제 이데올로기와 일본어를 사용하려 했고, 그런 과정에서 도리어 체제 내부의 모순을 도출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일본이 내부의 모순을 거듭 수정하고 미봉하는 과정에서 ‘국민 공동체’라는 관념이 지닌 애매함과 불안정성이 더욱 뚜렷해져가는, 딜레마에 가득 찬 구조가 형성되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이제까지 좀처럼 드러나지 못했던 식민지 교육이라는 영역에서 우리에게 ‘관계사’라는 매우 중요한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